위험관리와 이익배분의 시작 


** 출처 : 주식투자란 무엇인가? 중에서 (편집, 요약) **


17세기 한명의 자본가가 향신료를 실을 몇 대의 무역선을 발주해 인도네시아로 떠날 선단을 꾸렸다. 그의 배에는 용병과 선원, 상인이 타야 했을 것이고 또 후추와 바꿀 약간의 금과 은괴도 필요했을 것이다. 이쯤되면 한개 선단을 꾸리는 데 어마어마한 자본이 필요했음도 알 수 있다. 


그의 선단은 향신료를 값싸게 확보해(어떤 방법이든) 배에 가득 싣고 돌아오게되면 어마어마한 부를 축적했을 것이고 반대로 태풍을 만나 좌초하거나 원주민과의 싸움에서 패하거나 혹시 사우스시(South sea) 회사의 몰락처럼 배가 항구에 잘못 들어 화물이 모두 썪어버렸다면 파산할 것이다. 이익에 대한 기대는 크지만 자칫하면 일거에 큰 손실을 입을 위험이 있다. 


그래서 그는 고민한 결과 자신과 함께할 동업자를 찾는다. 즉 수익과 위험을 나누면 그들의 선단은 비록 한두 차례 파산을 하더라도 다음에 새로운 기회를 잡을 수 있다. 또한 일거에 대박을 노리기 보다는 출항 빈도를 높이는 것이 수익에 도움이 된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일종의 박리다매인 셈이다. 출자자가 많으면 많을수록 이 선단의 안정성은 커지고 이익도 늘어나지만 의견충돌 역시 늘어난다. 봄에는 쉽게 부패하므로 가을에 보내자는 사람, 가을에는 태풍이 잦아 안된다는 사람 등 다툼이 많아지자 그는 최대주주의 '경영권'이라는 장치가 필요하다는 것도 깨닫게 될 것이다. 


이 선단은 최대주주의 의지대로 배를 띄우고 그의 판단이 틀리면 회사가 위기에, 옳으면 회사가 성장의 기회를 잡게 된다는 사실을 배우게 될 것이다. 하지만 주주가 늘어날수록 대주주 입장에서는 자신의 권한이 축소된다는 두려움을 갖게되고, 이익도 잘게 나누어 갖는 것이 맘에 들지 않는 때가 올 것이다. 이때가 되면 이제 그는 주주를 늘리기보다는 차입을 통해 사업을 영위하려 할 것이다. 차입을 하면 이익을 나누지 않아도 되고 이자만 지불하면 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경우 선단이 만선이면 주주들의 몫이 커지지만 선단이 빈손으로 돌아오면 채권자들의 빚을 갚기 위해 선단을 팔아야 할 수도 있다. 


이렇게 힘의 균형이 만들어지고 체제와 질서가 갖춰지면서 주식회사는 지금의 형태로 자리를 잡게 된다. 즉 주식회사는 많은 자본을 모아 이익을 올릴 수 있는 부분에서 가능한 최대 이익을 얻기위해 조직된 것이다. 주식회사의 사익추구 행위는 많은 고용과 연관산업의 발전 그리고 세금을 납부한다는 측면에서 국가 사회에도 이득이 된다. 


회사가 매출을 올려 비용과 세금을 제외한 순이익에 대해서도 주주들의 의견이 엇갈릴 수 있다. 벌어들인 돈으로 차라리 배를 더 만들자는 사람과 이익을 나눠달라는 사람의 의견이 충돌할 것이고 대주주는 대개 차입금을 빌려서 이자를 주느니 차라리 이 돈을 모아뒀다가 선단을 키우자는 결정을 내리게 될 것이다. 당장의 이윤을 포기하는 대신 나중에 훨씬 큰 자본이익을 얻을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판단에 불만을 느낀 주주들 혹은 중간에 돈이 필요한 주주들은 자신의 지분을 누군가에게 넘기려는 욕망을 느끼게되고 이때 이 지분의 위조 여부를 검증하고 지분의 소유권을 공증해줄 중개자를 찾게 된다. 이것이 바로 증권시장의 효시다. 이때부터 사람들은 주식회사에 대한 투자에서 이익배분 못지 않게 자본 차익이 더 매력적이라는 사실을 알게 됐고 400년 전이나 지금이나 우리는 내내 이 자본 차익과 배당의 문제를 고민하고 있는 것이다. 


Posted by 사용자 G.O.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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