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밍이 절묘하다. 최근 미국의 기술 패권을 향한 전략 3개가 동시에 노출 되었다. 아마도 반도체, 인공지능, 전기차를 비롯한 에너지 분야에서 절대로 주도권을 놓지지 않기 위한 포석일 것이다. 하니씩 살펴보자.
1. 가상화폐
제롬파월 연준의장이 하원 금융위원회에 출석해 가상화폐 시장을 인정하는 듯한 발언을 했다. 사실 그전부터 미국 정부는 가상화폐가 통제된다면 문제가 없다고 생각했었는데 이를 확인한 셈이다. 이는 당연하다. 달러 패권은 결국 얼마나 많은 사람과 상품이 달러로 거래되는가에 달려있는데 가상화폐라는 것도 금처럼 달러로 대부분 거래된다. 따라서 미국 입장에서는 나쁠것이 없다. 또한 이를 통해 채굴 시장을 키워 반도체 업계를 간접 지원할 수 있으며 블록체인이라는 기술이 앞으로 어떻게 쓰일지 모르기 때문에 지속적인 연구개발이 가능하게 분위기를 조성할 수 있다. 가상화폐가 과거처럼 급등하기는 쉽지 않겠지만 사라질 것이라는 기대는 하지 않는 것이 좋다.
2. 인공지능
최근 인공지능 열풍도 수상하다. 엔비디아와 AMD의 최첨단 칩을 중국에 수출하지 못하게 하고 2달 뒤 ChatGPT가 나왔다. 혜성처럼 등장한 ChatGPT는 대화형 인공지능으로 일반인들에게 생성형 AI 붐을 일으키며 인기를 끌었고 이로 인해 너도나도 AI개발에 뛰어들며 엔비디아 칩이 품귀 현상을 겪고 있다. 물론 그동안 꾸준히 기술 개발에 열중한 기업들에게 가장 큰 원인이 있겠지만 갑자기 등장한 인공지능 열풍은 수상하기 그지없다. 음모론적 시각에서 미국은 중국의 기술발전을 막기 위해서 품질 좋은 반도체가 공급되지 않도록 해야 하는데 그럴려면 중국에 수출하지 않고도 큰 시장이 형성되어 칩 메이커도 불만이 없고 연구개발도 가속화 시켜야 한다. ChatGPT의 등장은 이 두가지를 한방에 해결했다. 인터넷업체 및 각종 소프트웨어 업체들은 너나 할 것 없이 인공지능 연구와 상품화에 뛰어들고 있으며 이로 인해 엔비디아는 폭증한 수요에 즐거운 비명을 지르고 있다. 고금리 영향으로 하드웨어의 수요가 줄고 있는 상태에서 인공지능 열풍은 반도체 보릿고개를 넘어가는 단비와 같다. 덕분에 SK하이닉스도 이번 D램가격 하락 사이클을 무사히 넘길 것 같다. 그런데 미국 정부는 여기에 반도체 보조금이라는 천문학적인 자금을 또 쏟아붓고 있다. 미국은 이번 기회에 반도체 패권을 확실히 하려고 하는 것 같다.
3. 자율주행차
얼마전 일론머스크는 테슬라의 주가가 높은 것에 대해 자신도 의문이라면서도 아마도 시장은 테슬라의 자율주행 기능에 기대를 걸고 있는 것 같다는 말을 했다. 이는 너무나도 정확한 지적이다. 사실 지금의 전기차 주도권 경쟁은 하드웨어 경쟁이 아닌 자율주행과 관련된 소프트웨어 경쟁이며 테슬라는 이 분야에서 사실상 다른 자동차 업체와 비교가 불가할 정도의 우위를 가지고 있다. 그런데 자율주행 자동차가 실현되려면 여러가지 중요한 사항이 있는데 여기서도 반도체가 필요하다. 만약 자율주행기능이 모든 자동차에 기본으로 들어간다면 자동차는 또다른 컴퓨터가 되기 때문에 고성능의 CPU뿐만 아니라 고용량 메모리, 그래픽 칩까지 엄청난 반도체 수요가 필요하게 된다. 때문에 미국은 반도체 기술패권의 다음 시장으로 자동차 분야를 정조준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특히 자율주행은 전기차에게 훨씬 효율적이기 때문에 (저속출력 및 컴퓨팅 동력 공급) 지금 전기차 시장의 대한 지원은 미래의 반도체 패권을 위한 투자로 보인다.
결론적으로 지금 반도체 투자는 필수다. 혹자는 지금 지어지고 있는 공장들이 완공되면 공급과잉으로 갈 수 있다고 하는데 천만에 말씀이다. 인공지능이나 자율주행 모두 이제 막 걸음마를 떼고 있을 뿐만 아니라 2~3년 후에는 금리도 내려가 다시 IT 하드웨어에 대한 소비도 늘어날 것이기 때문이다. 또한 애플은 비전프로 등과 같은 고성능 반도체가 필요한 새로운 제품도 계속 내놓고 있다. 반도체는 오히려앞으로 더욱 부족할 것 같다.
2023년이 밝았다.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최악의 한 해를 보냈던 2022년은 투자자들에게 참 많은 상처를 남겼다. 우리가 종교처럼 믿었던 수많은 미국의 빅테크들이 최악의 수익율을 보여줬기 때문이다. 하지만 개인적으로 참 다행이다라는 생각이 든다. 2019년부터 3년간 과거 평균을 훨씬 상회하는 수익율을 기록했기 때문에 거품이 약간 생겼고 작년 한 해 이러한 거품을 상당히 걷어냈기 때문이다. 이제 다시 올해부터는 이전 상승율인 연간 15%~20% 상승을 새롭게 시작할 것이라고 기대된다. 특히 아래 뉴스는 아주 흥미롭다.
한국에만 이런 기사가 나오는 것이 아니다. 미국에도 이런 기사가 넘쳐난다. 아래 기사를 살펴보자.
테슬라 주가 하락을 조롱하는 글도 수없이 많다. 시장에 조롱과 공포가 넘치는 시점이 주식시장에 적극적으로 들어가야 하는 타이밍이다. 빅테크 기업들이 거품이 걷히고 가벼워진 지금 그들의 경쟁력이 확인되면 주가는 순식간에 전고점을 확인한다.
특히 작년에 커뮤니케이션 섹터는 최악의 수익율을 기록하였다. 구글, 메타, 넷플릭스, 디즈니 등 광고 매출 비중이 큰 기업들이 경기침체에 가장 타격이 클 것이라고 생각되어 선제적으로 주가가 하락한 것이다. 우리는 항상 입으로는 주식은 경제를 선방영한다고 말하면서 지금 주가하락이 미래의 실적악화를 반영하고 있다는 사실은 간과한다. 아마 이들 업체들이 실적바닥이 확인되기 몇개월 전부터 오히려 주가는 오르기 시작할 것이다. 그 때 이들 주식을 사려고 하면 아마 지금보다 주가가 비쌀 것이다. 그것이 월가가 주가를 움직이는 법칙이다.
한국, 미국 모두 전문가들이 올 한해를 매우 비관적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이렇게 많은 사람이 비관적으로 보면 볼수록 우리에게는 정말 큰 기회다. 비관적인 뉴스가 가득할수록 기쁜 마음으로 주식을 사라. 작년 손해를 모두 만회할 수도 있다.
차트를 중심으로 S&P500 지수의 내년도 전망을 해보고자 한다. 여기서 한가지 분명한 사실은 2번의 양적완화를 감안해야 한다는 것이다. 2008년 금융위기 이전 연준의 자산은 8,000억 달러에 불과했다. 하지만 이후 3차례의 양적완화를 통해 4.5조달러까지 늘어났고 2017년 긴축을 했지만 4조 달러는 유지했다. 하지만 2020년 코로나 위기를 겪으면서 다시 한 번 대규모 양적완화를 실시했고 연준 자산은 한 때 8.9조 달러에 육박했다.
따라서 유동성의 영향을 무시하고 차트의 흐름만으로 주가 지수의 적정선을 판단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차트는 지나온 발자국이다. 지그재그로 갈 수는 있지만 어느 정도의 적정선은 있다고 본다. 차트로 볼 때 아직도 미국 주식은 기간 조정이 필요한 시점이다. 또한 연준은 현재 양적긴축을 실시하고 있다. 아마도 연준 자산은 내후년까지 7조 달러대로 떨어질 가능성이 있다. 고점대비 20~25%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그런 모든 부분을 감안하여 차트를 살펴보자.
차트상 지나치게 높거나 낮은 부분을 제외하고, 특히 코로나로 인해 과대 평가된 부분을 제외하면 내년 주가지수 상단은 4,200이 나온다. 하단은 약 3,200정도가 나온다. 중간이 3,700이므로 이 지수 이하에서는 매수로 접근하고 이상에서는 매도로 접근하는 것이 유리해 보인다. 내년도 지수는 이 사이에서 횡보할 가능성이 높다. 다만 과거보다 유동성의 총량이 많아졌다는 점에서 조금만 연준의 자세가 누그러지면 상단과 하단이 10%정도 상승할 것이다.
하지만 이렇게 된다면 오히려 2024년이 부담이 된다. 내년도 증시가 올해보다 좋다고 하더라도 지나치게 좋으면 주가지수의 부담이 자꾸 뒤로 밀리게된다. 그러면 나누어서 받아야할 조정이 한 번에 올 수가 있다. 나는 여전히 미국 주식에 장기투자해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팬데믹 시절 지나치게 오른 부분은 한 번은 조정받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래야 장기적으로 건강한 상승이 나올 수 있다. 그래서 오히려 내년은 나스닥이 S&P보다 좋을 가능성이 크다. 올해 많이 오른(상대적으로 덜 떨어진) 에너지, 방위산업, 헬스케어의 비중이 나스닥에서는 적기 때문이다.
이런 모든 상황으로 볼 때 연말 S&P지수가 떨어지는 것이 차라리 내년 박스권에서도 수익을 올리는데는 유리할 수 있다. 어쩌면 산타의 진짜 선물은 지수 하락이 아닐까?
2017년까지는 한국 주식시장에 투자를 했었다. 그러나 한국 주요 기업 경영진들의 어처구니 없는 의사결정을 보면서 미래가 없다고 생각했다. 더구나 내수 시장이 작고 대외 의존도가 높은 상황에서 미국과 중국의 대결구도가 강해지면 기업 경쟁력도 약해질 거라고 봤다. 물론 앞으로도 크게 투자할 일은 없을 것 같다.
그런데 최근 나에게 매우 신선한 뉴스가 하나 다가왔다. 메리츠 금융지주의 지배구조 개편이 그것이다. 아마 많은 분들이 뉴스를 통해서 알고 있어 굳이 내용까지 설명할 필요는 없을 것 같다. 하지만 메리츠 금융지주에 투자한 미국 투자회사 돌턴 인베스트먼트의 의견을 빌려 메리츠 금융지주의 지배구조 개편에 대한 평가와 한국 주식시장에 던지는 의미는 짚어볼 필요가 있다.
다음은 돌턴의 평가를 정리한 것이다. 1. 메리츠 경영진에 주주가치 향상을 위해 지속해서 노력해온 점을 높이 평가한다.
2. 연결 순이익의 50%를 자사주 매입과 배당을 통해 주주에게 환원하겠다는 메리츠의 발표는 경영진이 효과적인 자산 배분에 대해 명확히 이해하고 있다는 점을 증명한다.
3. 메리츠화재와 메리츠증권을 완전 자회사로 편입하기로 한 경영진의 결정은 사업 효율성을 높이고 이해충돌을 줄이며, 투자자들의 투자 매력을 증가시킬 것.
4. 메리츠는 오랫동안 눈부신 영업실적을 올렸을 뿐만 아니라 주주 친화정책과 대규모 자산 배분으로 글로벌 스탠더드의 역할을 하고 있다.
5. 주주가치 향상에 대한 경영진의 의지가 그리 크지 않은 시장에서 메리츠는 주주가치에 영향을 주는 부분에서 의지를 보여주고 투자자들의 신뢰를 쌓았다.
6. 대주주와 소액주주 관계없이 1주의 가치는 동등하다는 경영진의 기본 원칙도 신선하다.
7. 한국에서 드물게 메리츠 경영진이 주주가치 향상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점을 매우 존경한다.
8. 다른 한국 기업의 경영진들이 메리츠를 보고 따르기를 기대한다. 이는 결국 ‘코리아 디스카운트’(한국 증시 저평가)의 해소로 이어질 것.
내가 미국 시장에 투자하는 이유는 딱 하나다.
"세계에서 가장 기술 지향적인 기업 경영진이 뼛속까지 주주 입장에서 경영할 수 밖에 없는 환경"에 놓여있기 때문이다.